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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오67 2007. 7. 4. 20:55



비로 시작하는 칠월 , 아침입니다.
평범한 사람에게는 어제와 오늘의 일상이 별로 다르지 않지만
시간은 한치의 기다림도 없이
유월에서 칠월의 골목으로 데려가고 맙니다.
때로는 그 빈틈없음이 무척이나 서운하고 두려울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그는 모르는 척 앞길만 재촉합니다.

낯설지만은 않는 길, 예전에도 몇 번 왔었던 길,
칠월의 골목에 쭈그리고 앉아 곰팡이 가득한 세월들을 헤아립니다.
많은 칠월과 많은 여름이 내 앞에 존재했었습니다.
그 많았던 칠월이 내게 내게 무엇을 쌓이게 하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추억을 쌓이게 만들었는지
고독을 쌓이게 만들었는지
그리움을 쌓이게 만들었는지
사색을 쌓이게 만들었는지
원망을 쌓이게 만들었는지
미움을 쌓이게 만들었는지

헤아리려해도 헤아려지지 않습니다.


오늘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내리는 비를 따라 떠내려 가고 싶습니다.
남편도 내려놓고
아이도 내려놓고
얽히고설킨 그 모든 인연도 내려놓고
비처럼 음악처럼
오직 그들을 따라 흘러가고 싶습니다.
그 속에서 오늘만은 나는 그냥 나이고 싶습니다

수많은 모순이 비로 내리는 아침
당신께서도 내리는 비에 마음 빼앗기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빗방울 같은 그리움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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