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카테고리 없음

메밀

클레오67 2015. 9. 8. 10:45


동네 메밀밭이다.
메밀꽃만 보면 36세로 요절한 이효석의 작품 '메밀꽃 필 무렵'이 생각난다.
봉평장에서 대화장으로 넘어가면서,
그가 본 달밤에 소금을 뿌려놓은것 같다는 그의 서정적인 메밀꽃이 떠오른다.

"이지러는 졌으나 보름을 가제 지난 달은 부드러운빛을 흐붓이 흘리고있다.
대화까지는 칠십리의 밤길,
고개를 둘이나 넘고 개울을 하나 건너고,
벌판과 산길을 걸어야 된다.
달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함 속에서 짐승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붉은 대궁이 향기같이 애잔하고 나귀들의 걸음도 시원하다"

 

봉평은 이맘때면 이효석문학제가 열리고 도시전체가 시끌벅적 할 것이나,
나는 왠지
적막하기 그지없는 달빛속에
흐드러지게 핀 메밀꽃이 좋은건 왜일까?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TAG
more
«   2025/0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