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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어디에

클레오67 2008. 10. 27. 20:15

은행에 갔었다

그기서 예전에 함께 일했던 동료를 만났다

그는 그때 나보다 나이가 두살 아래였었다

지금 다시 만난 그는 나보다 두살 아래가 아닌

두살 위쯤 들어보였다

머리에 흰머리도 생겼고,,,,

눈이 휘둥거레 쳐다보다

우린 서로 웃었다

도무지 우리사이에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흐른걸까?

그는 그때 군대도 가지 않았는 소년같은 남자였었는데,,,

4월1일 만우절날 그가 내게 데이트신쳥을 했었고

난,

당연히 거짓말이라 생각하고 약속장소에 나가지 않았었다

휴대폰도

삐삐조차도 없었던 그 시절,,,,

다음날 은행에서 그는 무척 서운한 표정으로 뾰로퉁했었다

누나인 나는 남동생 취급을 하며

미안하다고

대신 같이 점심을먹은 기억이 난다

군대가서도 몇번인가 편지를 보내왔었지만

답장을 하지 못했었다

그때 내겐 그저 나이어린 남동생이였을 뿐,,,,

자판기앞에서

그동안 흐른 시간속의 얘기를 나눈다

한여자의 남편, 두아이의 아빠,,,

헤어지며 악수를 했다

그는 그때도 지금도 손이 예쁘다

남자손이 그게 뭐냐고,,,참 많이도 놀려었는데,,,

뒤돌아서 왔지만

그는 여전히 은행문앞에 그대로 서 있다

다시 올 수 없는 시간속의 우리를 본다

그시절의 그와 나는 어디쯤 머무는 걸까?

마음이 씁쓸했다

그의 마음도 이럴까?

나 밖을 떠도는 내가 찾아다니는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그 우주는 어디인가?

머리속 전두엽과 후두엽 사이

틈없는 틈새를

호시탐탐 노리다가 내 안으로 들어와서

거꾸로 흐르는 시간 안에 나를 잡아두고 싶어하는

내 눈

응시하고 있으면서도 보고 있지 않는 눈동자

그 너머로 얼핏 잡힌 뻥 뚫린 거긴가

등잔 밑이 어둡다고

먼 데가 가까운 데라고

훗날이 오늘이라고

고개드니

入口이자 通路이자 出口의 門인

내 눈동자 너머의 광활한 虛空

beyond here and now

나를 열지 않고는 들어갈 수 없고

나를 닫지 않고는 나갈 수도 없는 훗날의 거기를

오늘 여기로 살아야 한단다

음악/임재범/그대는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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