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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면
가을이다
떠나지 않아도
황혼마다 돌아오면 가을이다
사람이 보고 싶어지면
가을이다
편지를 부치러 나갔다가
집에 돌아와 보니
주머니에 그대로 있으면 가을이다
가을에는
마음이 거울처럼 맑아지고
그 맑은 마음결에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떠 보낸다
주여!
라고 하지 않아도
가을에는 생각이 깊어진다.
한 마리의 벌레 울음 소리에
세상의 모든 귀가 열리고
잊혀진 일들은
한 잎 낙엽에 더 깊이 잊혀진다.
누구나 지혜의 걸인이 되어
경험의 문을 두드리면
외로움이 얼굴을 내밀고
삶은 그렇게 아픈 거라 말한다.
그래서 가을이다.
산 자의 눈에 이윽고 들어서는 죽음.
死者들의 말은 모두 詩가 되고
멀리 있는 것들도
시간 속에 다시 제 자리를 잡는다.
가을이다.
가을은
가을이란 말 속에 있다.
글- 김대규
낭송-김미숙
갓 스무살쯤이던어느날
동생이 선물로 사준 시낭송집에서
가을의 노래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운 바다 성산포와 함께,,,
너무좋아서
밤새워 듣고 또 듣다가
저절로 외워버린 시가 되어버렸습니다
해마다
가을이면
혼자서나즈막히 속삭여봅니다
가을은
가을이란 말 속에 있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