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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雪

클레오67 2008. 3. 4. 19:57




춘설

<정지용>

문열자 선뜻!

먼 산이 이마에 차라

우수절(雨水節)들어

바로 초하루 아침,

새삼스레 눈이 덮힌 묏부리와

서늘옵고 빛난 이마받이 하다

얼금 금가고 바람 새로 따르거니

흰 옷고름 절로 향기로워라.

웅숭거리고 살아난 양이

아아 꿈 같기에 설어라.

미나리 파릇한 새 순 돋고

옴짓 아니 기던 고기 입이 오물거리는

꽃 피기 전 철 아닌 눈에

핫옷 벗고 도로 춥고 싶어라.

춘설이다

못다한 겨울이야기를 하려고 밤새 눈이 내렸다

눈은 내게 풍경이 되라하고

이야기가 되라하고

사색이 되라한다

그리움이되라하고

시가 되라 다그친다

어쩜 올해의 마지막 눈이 될지도 모른다

대놓고 좋아할수도 없는 나이,

그래서 더 아쉬운 봄눈들,,,,,,

생각의 끝 어디쯤에서 다가와

마음속에서,

온 세상에서,

가득히 펼쳐지는

사랑하는 얼굴

사랑하는데 슬퍼지는것

사랑하는데 멀리 있는것이

그리움이다

떠오르는데

잡히지는 않고

달려가도 만날 수 없는 지금은

내앞에 와줄수 없는

사랑하는 얼굴,,,

우리들의 삶은 모두 그리움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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