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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다
나는 소리없이 이렇게 살며시 내리는 비가 좋다
요란하지도 않으면서 대지를 촉촉히 젖셔주는 이런비가 맘에 든다
전쟁터같은 아침시간을 치루고
혼자만의 시간인 지금,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는 종이컵,,,
커피잔도 귀찮은 나는 종이컵에 인스턴트커피를 마시고 있다
며칠전 법정스님께서 입적하셨다
'우리는 언젠가 한 번은 빈손으로 돌아갈 것이다.
내 이 육신마저 버리고 홀홀히 떠나갈 것이다.
하고많은 물량(物量)일지라도 우리를 어떻게 하지 못할 것이다.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차지하게 된다는 것은 무소유의 역리(逆理)이니까.'
종교라는 편견이 아니더라도
그분의 글은 내삶에도 많은 지혜를 주셨다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가 선택한 맑은 가난은 부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한 것이다.
지난 정월 대보름날 어머님을 따라 처음으로 방생법회에 따라갔었다
그날 내가 놓아준 미꾸라지는 지금쯤 어느곳을 헤엄치고 있을까'
그날 스님께서는
반야심경을 독송하셨다
지혜의 빛에 의해 열반의 완성된 경지에 이르는 마음의 경전으로 풀이되는 반야심경 또한,
법정스님의 무소유와 일맥상통하는것 같다
반야심경의 핵심사상은 공사상(空思想)이다
일체가 공하니 집착하지 말고 자유롭게 공하게 살아라는 뜻이다
사리사 색불이공 공불이색 색즉시공 공즉시색 수상행식 역부여시
사리불이여,
물질이 공과 다르지 않고 공이 물질과 다르지 않으며,
물질이 곧 공이요,
공이 곧 물질이니,
느낌과 생각과 지어감과 의식도그러하니라
텅빈충만,,,
오늘도 나는 입으로만 되새겨본다
수선화 - 꽃별(해금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