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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로 부터 밥 한끼 먹자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것도 정성스럽게 손수 차려 놓고 나를 부르면 말이다
쉬는 날이면
이곳저곳에서 연락이 온다
차 한잔 할래?
우리집으로올래? 밥 한끼 같이 먹게,,,
누군가 나와 같이있고 싶어 불러 준다는 것에 가슴 뿌듯하다
오늘
고향이 전라도인 그녀가 한상 가득 차려놓고 나를 불렀다
내가 좋아하는 웰빙밥상으로 솜씨좋게 차려놓고는
이것도 먹어봐라, 저것도 먹어봐라,,,
배가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는데도 자꾸 먹어랜다
그럴땐
'어머, 너무 맛있다. 어쩜 이런걸 다 만들줄 아니? 너 정말 대단하다,,,'등등
온갖 칭찬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그것이 그녀가 나를 위해 차려놓은 밥상에 대한 깍듯한 예의다
후식으로 식혜까지 먹은 뒤에야 넘 많이 먹은 걸 후회하게 되었다
어릴적
등교길에
친구집에 들러 같이 학교에 가자고 기다리면
친구엄마는 친구가 먹고 있는 밥상 앞에서 생선가시를 발라주고 김치도 찢어서
밥위에 얹어주고,,,,
나는 그게 쫌 부러웠다
나의 엄마는 5남매 아침밥상 차리느라 아니 도시락 싸느라
누가 먹고 갔는지 안 먹었는지도 모를정도로 바빴다
특히 나같이 존재감이 미미한 4번째 아이는 더 그랬을 것이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 드라마를 보며
다정한 연인들이 서로 많이 먹으라며
반찬그릇을 연인 앞에 옮겨주고 생선가시를 발라주고 하는 장면을 보면서
나도 저런 '다정한 남자를 만나야지' 했었지,,,,ㅋㅋ
나는 젓가락질을 잘 못해서 그런걸까?
그런것들이 왜 그토록 부러웠던 걸까?
남편은 맛있는거 해 주면 마파람에 게 눈 감추 듯 먹어 치운다
물론 맛있게 먹어주는 거는 고맙지만,,,,
아내의 밥 숟가락위에 반찬 얹어주는남자가 이 지구에 존재하는 줄도 모르고 산다
천고마비
말도 살찌는 식욕이 왕성한 이 가을
내 숟가락위에 생선가시 발라서 얹어주는 남편과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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