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이의 운동회가 있어 학교에 갔었습니다저학년들이 게임을 할때응원을 해 줘야 할 녀석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딴짓하느라 바쁘고,대신 이벤트사의 사회자만 목이터져라 응원을 해댑니다엄마가 사진을 찍는다고 큰소리쳐도내아들 찬호는 뭐가 저리 재밌는지 ,,,,내어릴적 운동회보다 참 많이 달라진 운동회,,,,교문에 들어서자 외국인 영어선생님이 진행순서가 적힌 종이를 나눠주며어설픈 우리말로 인사를 합니다요즘엔 봄에 이미 운동회를 한 학교도 많습니다무질서의 극치속에서학생수가 많아 학년별로 오전 오후 나눠서 하는 학교도 있습니다맞벌이하는 부모님대신 할머니들이 대신 참석하시고점심은 단체배달이나 학교급식으로,,,예전 내어릴적 운동회는 드높은 가을하늘아래 만국기 펄럭이며,청군,백군 머리띠하고,온동네 주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모자라는 것은 소리를 내지만 가득 찬 것은 조용하다어리석은 자는 반쯤 채운 물항아리와 같이철렁거리며 쉬 흔들리지만,지헤로운 이는 물이 가득찬 연못과 같이 평화롭고 고요하다물의 교훈을 배워라울퉁불퉁한 계곡과 협곡속에서시냇물과 폭포는 큰 소리를 내지만 거대한 강은 조용히 흐른다빈 병은 소리가 요란하지만,꽉 찬 병은 마구 흔들어도 소리를 내지 않는다바보는 덜그럭 거리는 냄비와 같고 현자는 고요하고 깊은 연못과 같다- 숫타니파타 -꽉 찬 사람은 자신 스스로도 이미 충만하기 때문에 더 이상 바랄것이 없다남에게 잘 보일려고 애쓸것도 없고남들의 시선을 의식해 행동하지도 않으며말로써 자신을 포장하려 들 것도 없다.그에게 침묵은 그 어떤 말보다도 우렁찬 사자후다.며칠전 밤늦게 퇴근해서 새벽2시가 넘도록 아들 미술숙제(스..
비오는 날 / 천양희 잠실 롯데백화점 계단을 오르면서문득 괴테를 생각한다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생각한다베르테르가 그토록 사랑한 롯데가백화점이 되어 있다그 백화점에서 바겐세일하는 실크옷 한 벌을 샀다비가 내리고 있었다친구의 승용차 소나타Ⅲ를 타면서문득 베토벤을 생각한다베토벤의 ''월광소나타'' 3악장을 생각한다그가 그토록 사랑한 소나타가자동차가 되어 있다그 자동차로 강변을 달렸다비가 오고 있었다무릎 세우고 그 위에 얼굴을 묻은 여자고흐의 그림 ''슬픔''을 생각한다내가 그토록 사랑한 ''슬픔''이 어느새 내 슬픔이 되어 있다그 슬픔으로 하루를 견뎠다비가 오고 있었다///////////////////////////////////////비오는 토요일 오후다일을 마치고 집으로 곧장 가기가 싫어 혼..
그는 왜 그토록 쓸쓸한 눈빛을 가진걸까 아무도 믿지 않는 그가 아무에게도 보인 적 없는 잔혹함과 피로를 드러내보인 그녀를 며칠이고 굶은 야생의 짐승이 먹이를 탐하듯 탐하고, 탐하고, 탐하여 마침내 태고의 생물처럼 벌거벗은 채 하나로 엮인 후에 그녀의 어깨에 고개를 묻는 그의 얼굴, 그의 눈빛은 왜 그렇게 텅, 비어 있는걸까. 식민지지배나 독재정권이라는 비뚤어진 시대는 어쩌면 "불안"의 시대인지도 모릅니다. (민주주의니, 자유경제니 해도, 불균형과 불평등은 넘쳐나지만요-) 마치 한쪽다리가 부러진 책상을 억지로 받치고 선 모양이랄까요.권력을 쥔 자들은 언제 빼앗길까 하는 불안을, 억눌린 자들은 언제 숨통이 끝장날까 하는 두려움을, 반혁을 꿈꾸는 이들은 발각의 두려움과 혁명의 스릴을 함께 갖고 있겠죠. 그렇게..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 잔잔하게 흘러가는 물살, 바위에 기댄 선비는 언뜻 선잠이 든것도 같고 편안해 보이는 얼굴에 미소를 살짝 띄우고 있는 것도 같다. 는 '고결한 선비가 물을 바라보는 그림'이다. 시간이 정지된 것같기도 하고 모든 것이 그지없이 고요하고 평화로워보인다. 그러나 는 그렇게 얌전하기만 한 그림은 아니다.선비의 등 뒤쪽으로 보이는 절벽이나 선비가 기댄 바위 앞에 툭툭 튀어 올라와있는 바위들은 거칠고 빠른 붓놀림으로 그림에 활기를 주고 있다. 강렬한 명암대비에서는 선비의기백이 보인다. 이렇게 고요하면서도 거칠게 살아 움직이는 이는 듯한 형상때문에 이 작품이 커다란 대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는 손바닥 크기를 조금 넘는 자그마한 그림이다. 를 그린 강희안은 풍류와 문장으로 이름난..
Nocturne .. Secret GardenNow let the day Just slip away So the dark night May watch over you Nocturne Though darkness lay It will give way When the dark night Delivers the day북구(北歐)의 혼성 그룹 시크릿 가든(Secert Garden)은 노르웨이 출신 작곡가및 파아니스트인 '롤프 러블랜드(Rolf Lovland)' 와 아일랜드 태생의바이올리니스트 '피오뉼라 쉐리(Fionnuala Sherry)'를 주축으로 1995년 결성된 그룹이다. 흐르는 곡인 'Nocturne'은 1995년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서 우승하면서 Secret Garden이름까지 널리 알려준 곡이다...
어릴적 방죽을 지나는데갑자기 소낙비가 내렸습니다연잎을 꺾어 우산으로 쓸까하다가감물 얼룩진 옷을 훌훌 벗어 들고방죽에 들어가 연잎 아래 고개만 내놓았습니다세상이 다 젖어도 까까머리 아이들의 동그란 웃음은비에 젖지 않았습니다우리들의 몸에서 연꽃 향기가 날 때쯤잎사귀 하나로 하늘을 다 가리고서연잎들은 빗방울로 구슬을 빚고 있었습니다소나기 지나간 뒤온몸에 구슬을 달고 밖으로 나왔을 때거머리를 먹인 자리에서 자꾸만 꽃이 피어나고연꽃 향기가 났습니다 다산 정약용도 젊은날에 뜻맞는 선비들과죽란시사(竹欄詩社) 라는 풍류계를 맺었는데 그 규약은입니다서련지(西蓮池)의 연못은 연꽃이 많기도 했지만 또한 크기로도 소문이 자자했습니다죽란시사로 맺은 선비들이 동이 트기 전 새벽에 모여서 배를 띄우고 연꽃 틈에 귀를 갖다 대고,눈..
낯모르는 이에게 편지 부치러 가는 길언덕에 핀 싸리꽃을 만났다자잘한 꽃 속에서 들려오던 그 말인생의 사립문을 여닫자했던 그 목소리,꽃 속에 분명 네가 있는 것 같은데바람 조차 기척을 숨긴다가물거리는 너의 모습,여린 꽃잎에게사랑, 그 쓸쓸함을 묻는다.=============================================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 이은미다시 또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을 하게 될 수 있을까? 그럴 수는 없을 것 같아 도무지 알 수 없는 한 가지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일, 참 쓸쓸한 일인 것 같아 사랑이 끝나고 난 뒤에는 이 세상도 끝나고 날 위해 빛나던 모든 것도 그 빛을 잃어버려 누구나 사는 동안에 한 번 잊지 못할 사람을 만나고 잊지 못할 이별도 하지 도무지 알 수 없는 한 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