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이와 영화 '만추'를 보고왔다현빈이 주인공이라서 수많은 그의 여성팬들이 이 영화를 본다고 한다하지만 이 영화는 '탕웨이'의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외로움이 절정으로 무르익는 계절 만추에 머물러 있는 그녀의 연기는예전에 색계에서 봤던 신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지독한 외로움을 연기하는 성숙한 여인의 모습이였다누군가는 이 영화가 지루하기 짝이 없는 영화라 했다하지만또 누군가는 이 영화는 느끼는 만큼 스며드는 영화라 평했다대사보다는 감정에 치중하는 애잔하고 가슴시린 영화다이 영화의 주인공이 탕웨이와 현빈이라면안개 가득한 시애틀은 조연을 능가하는 제3의 주인공인 셈이다꼭 한번쯤 가보고 싶은 도시다늦은 가을안개가 자욱한 시애틀의 어느 버스 휴게소에서는 아직도 애나(탕웨이)가 훈(현빈)을 기다리고 있을 것 만 같다내..
-- Meredith_Mallwitz 작 나타나엘이여, 내 그대에게 기다림을 이야기해 주마. 나는 여름 동안 벌판이 기다리는 것을 보았다.비가 조금이라도 내리기를 기다리는 것을.길의 먼지들이 너무나 가벼워져서 바람이 일 때마다 날렸다.그것은 이미 욕망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조바심이었다.땅은 물을 더 많이 받아들이려는 듯이말라 터지고 있었다.광야의 꽃향기는 거의 견디기 어려울 지경이었다.뙤약볕을 받아 모든 것이 몽롱해져 갔다.우리는 매일 오후 테라스 밑으로 가서혹독한 햇빛의 광채를 얼마간 피하면서 쉬었다.바야흐로 꽃가루 가득한 솔방울 달린 나무들이 수분을 멀리멀리 퍼뜨리려고 가지를 너울너울 흔들고 있는 때였다.모든 새들마저 소리를 죽이는 너무나도 숨 막힐 듯 엄숙한 시간이었다.땅에서 불같이 뜨거운 바람이 솟아..
김훈의 신작소설이다 피곤한 와중에도 틈틈이 침대 옆에 두고 천천히 아껴 읽은 책이다 한장한장 책장을 넘길때마다 아름다운 문장에 감탄했다 작가는 2009년 가을부터 2010년 초여름에 이르는 동안 휴전선 이남의 여러지방을 여행하면서 이글을 썼다 뛰어난 감각으로 자연을 묘사하는작가를 따라 나도 모르게 마법에 걸린 숲의 미로를 걷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글로써 화폭의 그림을 들여다보는 느낌 흥미진진한 내용과는 거리가 멀다느릿느릿한 내용에 자등령의 숲에 관한 묘사가 절반이다누군가는 싱겁다 말할 수 있는 소설이지만난 이 책을 덮는 순간까지 완전 빠져서 아껴서 읽었다너무 섬세해서 작가가 혹 여자가 아닌가 싶을 정도다소통의 부재를겪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그들은마음속 외로움을 자연을 보며 달래고 있었다톡톡톡 하고 별처럼..
지금 지금 우린 그 옛날의 우리가 아닌 걸 분명 내가 알고 있는만큼 너도 알아 단지 지금 우리는 달라졌다고 먼저 말할 자신이 없을 뿐 아 저만치 와 있는 이별이 정녕코 무섭진 않아 두 마음의 빛바램이 쓸쓸해 보일뿐이지 진정 사랑했는데 우리는 왜 사랑은 왜 변해만 가는지 지금 지금 우린 그 옛날의 열정이 아닌 걸 분명 내가 알고 있는만큼 너도 알아 단지 지금 우리는 헤어지자고 먼저 말할 용기가 없을 뿐 아 저만치 와 있는 안녕이 그다지 슬프진 않아 두 가슴에 엇갈림이 허무해 보일뿐이지 아닌척 서로 웃으며 이젠 안녕 이젠 안녕 돌아서야지 완벽하게 다 잊었다고 자신했었는데시간이 모든걸 소멸로 이끌어 줘 다행이라 여기며 살아왔는데왜왜이제와서 새삼 전화는 와선내 마음의 갈피를 못 잡게 만드는 것인지,,,,,,우린..
언니와 거가대교를 다녀왔다세계에서 가장 수심이 깊은 48m의바닷속에 만들어진 해저침매터널이란다바닷속인지육지위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지만 우리나라 건설기술에 우리는 침이 마르도록 감탄하며 바다속을 달렸다세계최대라 자랑하는센텀시티신세계백화점에 들러 구경도 하고읽고 싶은 책도 선물받아 기뻤다해운대 달맞이 길에 위치한 알렉산더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으며 내 오래된 친구 알렉산더를 생각했다'정복하지 않으면 정복당한다'고말하던 그는 지금자유에 지쳐 어느길위에서 몸살을 앓고 있을것이다다음날은엄마생신이라 점심을 먹었고, 언니는 돌아갔다엄마는 잠깐 다녀왔다떠나는 딸을 아쉬워했다서로간에 달아날 수 없고끊어낼 수 없고모른다고 할 수 없고아니라고 할 수 없는 인연의 모습우린 그렇게 엄마의 몸을 경유해서 세상에 태어난 것이다나 또..
엄마한테 다녀왔다혼자서 이 길고도 추운 겨울을 여전히 화초들과 보내고 계셨다까칠한 성격탓에 틈만나면 쓸고 닦고,,,,너무 그러면 있던 복도 나간다고 아버지한테 핀잔도 많이 들었건만,,,엄마에겐당신 자식들 외엔 모두가 적이다 ㅎ ㅎ오늘은 엄마 뒷머리카락을 잘라드렸는데별로 마음에 안 드시는지 주문이 많으시다"진아 왼쪽이 길다""진아 여기를 동그랗게 좀 잘라봐""엄마 봐 줄 사람도 없는데 대충 하시지요"자신이 들고 있는 반사체가 아니면 보이지도 않는 뒷머리를 뭣땜에 정성을 들이는지 모르겠다고 투덜대는 나는그래도 내엄마가 계속 건강해줘서 행복하다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 엄마는 살아온 세월에 회한이 많으신지넋두리가 심하시다그려러니 하고 듣고 누워있자니 이젠 자장가로 들린다깜빡 졸다 일어나보면 이불을 내얼굴까지 ..
윗 지역에는 눈이 내린다 펑펑,,하얀 설국이 멋있을 것만 같은데,,,첫눈이 내리면 나를사랑하는 사람들과 하얀 눈 위를뽀드득뽀드득 소리내며 걸어보고 싶다 아직도텅빈 겨울이 내일이면 새해가 된다고 차가운 바람으로 소식을 전하는데나는 뼈속까지 춥다나도 텅 비어버린 겨울처럼 내안의 것들을 다 털어버리고 다시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데,,,비우자고 다짐하고서도지척에 있으면서도 가질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집착과 욕심을놓을 수가 없다며칠전 요양병원에 다녀온 후그곳에 시체처럼 누워 죽을날만 기다리던 노인들이 자꾸만 생각난다세파와 병마에 초췌해진 노인들,,,,두렵기도하고'다행이다 그래도 내엄마는 건강해서''다행이다 아버님도 어머님도 건강해줘서'누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단 말인가?양가부모님들새해에는 더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