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내가 결혼한 날이다 갓 스무살에 처음 만나 6년 연애하고 1993년 2월 15일 월요일,,,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 앞에서 나는 지금의 남편의 아내가 되었다 이기심과 배려없는 마음으로 그동안 참 많이도 다투고 살았다 우리는 서로의 성향이 다르다고, 서로 무시하고 살았는 날이 많은 동갑부부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남편을 더 무시했는지도 모른다 어제는 남편과 술을 마셨다 아이들 잘 키워주고 부모님 마음 편하게 모셔줘서 고맙다는,,, 그리고 미안하다는 말에 코끝이 찡해졌다 이젠 말을 안해도 눈만 보면 서로가 너무나 잘 아는 사이,,, 무뚝뚝하기 그지없는 경상도남자 알콜기운으로만 꼭 사랑한다고 외쳐대는 멋없는 이 남자에게 오늘은 용서받고 싶어진다 남몰래 저지른 가지가지의 수치스러운 일들, 그리고 ..
선배를 만났다여전히 담백한 그를 보니 아련하게 옛생각이 났다그와 대학 캠퍼스를 걸었다 나란히,,,노란 잔디위로 가끔씩 낙엽들이 뒹구는 겨울의 캠퍼스는 쓸쓸하다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내마음처럼,,,쌀쌀한 날씨에 벤취에 앉아서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옆모습을 보았다나이가 들수록 더 멋지단 생각이 든다나는 그가 좋다왜 좋은지도 모르면서 그가 좋다그와 결혼을 했었더라면 나는 더 행복 했을까?결혼으로 인해많은 조건과 계산이 따르는 현실의 굴레속에 그를 묶어 두고 싶진 않다나는 여태껏 이토록 자유로운 영혼을 만나보지 못했으니까,,,선배는 늘 시대를 앞서간다누군가는 그가 무모하다고 할 것이다하지만 나는,아무나 할 수 없는그의 굽히지 않는 열정을 동경한다그와 커피를 마셨다그는 에소프레소를 마신다선배의 아들에게서 전화가..
날씨가 무진장 춥다 방학중 아이들은 늦잠을 즐기고, 아버님 아침을 드리고 세탁기에서 빨래를 꺼내 널다가 목련나무를 쳐다보았다 이렇게 추운 날씨속에서도 봉오리를 맺고 있었다 '너도 봄을 기다리는 구나' 기특한 생각이 들었다 곧 봄의 유충들도 꼬물꼬물 기어나와 봄맞이에 동참 할 것이다 아무리 추워도 봄은 올 수 밖에 없단 생각에 웃음이 났다 당나라 여류시인이 썼다는 '춘망사'가 생각난다 춘망사,,,, 봄을 기다린다는 ,,, 花開不同賞(화개불동상) :꽃피어도 함께 즐길 이 없고 花落不同悲(화락불동비):꽃져도 함께 슬퍼할 이 없네 欲問想思處(욕문상사처):묻노니 그대는 어디에 계신고 花開花落時(화개화락시):때 맞쳐 꽃들만 피고 지네 攬草結同心(람초결동심):풀을 따서 한마음으로 맺어 將以遣知音(장이유지음):지음의 ..
영화 '초한지'가 보고 싶었으나, 별 인기가 없었는지상영하는 영화관이 없어 아쉬웠다때마침 점심을 먹으려고 들어선 중식당에선 등려군의 야래향이 들려왔다이 노래를 들으면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 고선지와 혜초가 걸었던 그 길,,,,실크로드가 가고 싶어진다그리고 언젠가 영화관에서 가슴 찡 하게 보았던 영화 '첨밀밀' 내가 좋아하는 배우 장만옥과 영화 '초한지'에선 유방역을 맡은 배우 여명이 주인공이다 영화속에서 두 주인공이 우연히 재회하는 장면에서 등려군의 사망소식과 함께 그녀가 부른 '월량대표아적심'이 나온다 내가 아는 중국노래는 등려군의 노래정도가 전부이다 내 오래된 친구는 아마도 이 노래를 들으면 중국생활이 또 그리워 질 것이다 나는 알고 있다바람같은 친구는 내가 그물일지라도 결코 걸리지 않을것이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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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하지도 않게 남의일에 휩쓸려 된통 기분만 상했다한마디로 무식한 고객이다무식한 사람과는 아예 대화, 타협 이란게 없다그냥 우리가 일방적으로 당하는 수 밖에,,,,어처구니가 없어 온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성인은 남에게서 물건을 받거나 사양할 때, 혹은 취하거나 줄 때 함부로 하지 않아서그것이 의리에 맞지 않다면 겨자씨 하나처럼 작은것도 남에게 주지 않고 또 남의 것을 취하지도 않으셨다대저, 겨자씨 하나란 천하에서 가장 작고 가벼운 물건이어서 만물 중에서 족히 꼽을 수도 없는 것이니,세상에 겨자씨 하나를 사양하거나 받을 때 혹은 주고 취할 때 무슨 도리를 삼을 것이 있겠는가?그런데도 성인께서 겨자씨를 가지고 어마어마한 논설을 펼쳐서마치 거기에 대단히 중요한 염치나 의리가 달려 있는 듯 말씀하신 것이 너..
내 폰 카톡에 올라온 예쁜 나의 조카 규형이와 령금이드디어 규형이는 제대를 했다 이렇게 장난스럽게 찍어 올려 놓고는할머니생신날 온종일 군대얘기만 한다사회에 나온지 일주일,,진짠지 가짠지,,,내가 안 가 봐서 알 순 없지만 신나게 군대얘기만 해댄다규형이는 성격이 밝다 어릴적부터강원도 철원,,망원경으로 북한군을 늘 보고 근무했다는 그얘기,,,우린 슬슬 지겨워지는데,,,령금이는 제발 그만하라고 집에서는 자신을 이등병취급하며마구 부려먹는다고투덜투덜,, 이제 고3이 된 새침떼기화정이에게"화정아 나한테 애교있게옷빠야~~ 함 불러봐라 ㅋㅋ군대 있을때 오빠야~~하는 소리 듣고 싶어 죽는줄 알았다 ㅋㅋ"그리고 대학생이 되는 성형이도 왔었는데,,,우리 장손 성형이,,, 고모는 깜놀했다규형이보다 더 의젓하고 책을 많이 읽어..
이 늦은 밤 나는 대화가 하고 싶다대화,,,,,,,,마주 대하여 이야기를 주고 받음,,,,,,,,아무도 대화할 상대가 없다상대가 없으면 외로운 것이다책장에서 며칠전 구입한 공자와 장자를 꺼내서 뒤적뒤적여 본다장자와 혜자의 대화들이 부러운 밤이다장자와 혜자는 나란히 산책을 하고 있었다둘은 연못 근처를 거닐다 멈추었다이유는 장자가 연못속의 물고기들을 한참동안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한참을 지켜보던 장자가 말했다."이야~ 저 물고기들은 기분이 굉장히 즐겁구나!"그 말을 들은 논리학자 혜자가 반박했다."이보게 장자, 듣자하니 자네는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네"장자는 깜짝 놀라며 물어보았다."아니 내가 명세기 도가의 고수인데, 내가 거짓말을 했다니, 그게 무슨 소린가?"그러자 혜자가 웃으며 말하길"장자 자네는 자네..